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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실험용 생쥐라고 가정해 봅시다. 어떤 손에 의해 나는 상자 안 미로에 옮겨지게 되고, 호기심이 많은 생쥐인 나는 이곳저곳 돌아다니게 됩니다. 미로의 한 부분은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고, 또 다른 한 부분은 흰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흰색으로 칠해진 곳으로 들어갔을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검은 부분으로 칠해진 곳은 가자마자 기분 나쁜 충격이 전해집니다. 일주일 내내 나는 매번 다른 미로에 갇히게 되고, 안전한 위치가 바뀌게 되고, 기분 나쁜 충격이 날마다 달라집니다. 매일 생쥐는 충격을 피해서 미로를 빠져나갈 수 있는 안전한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과연 생쥐들은 기분 나쁜 충격을 받지 않고 안전한 길을 잘 찾아낼 수 있을까?

 

 

 

인센티브는 양날의 칼

이 실험은 100년 전에 행해진 실험이었습니다. 생쥐가 어느 정도 양의 전기 충격을 가해져야 가장 높은 수준의 학습 동기가 일어나게 되는지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조건의 실험이 이루어졌습니다. 조금만 생각해도 전기 충격이 강할수록 생쥐들의 학습이 높아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전기 충격이 약하면 생쥐의 운동 속도는 느려졌습니다. 느껴지는 고통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실험에 의해, 생쥐에게 가장 큰 학습동기는 강력한 전기 충격을 주는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생각하기에도 우리는 이러한 실험으로 인해 보상의 크기와 더 나은 성과를 위한 능력의 관계로 연결시킵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고 그런 노력이 목표 달성 가능성을 더욱더 높여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증권중개인들과 CEO들에게 엄청난 규모의 보너스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더 많은 액수의 보너스를 받을수록 더 큰 동기를 갖게 되고, 더 큰 성과로 이어지게 나타난다는 논리가 됩니다.

그런데 이와 반하는 실험 결과도 나타났습니다. 전기 충격강도가 매우 높아졌을 때 오히려 생쥐들의 학습 속도가 느려진 것입니다. 왜 그런지 예측했을 때 전기 충격이 매우 강하면 생쥐들은 충격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것 같습니다. 공포감이 커지면 미로의 어느 부분이 안전한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 미로의 규칙도 빠르게 간파하지 못했습니다.

노동시장에서 임금과 동기부여, 성과에 이 실험 결과를 대입해 보면 인센티브가 오히려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동기부여의 수준이 낮을 때엔 더 많은 인센티브가 높은 성과로 나타날 확률이 높지만, 그와 반대로 많은 보너스를 받기 위하여 과도한 수준의 동기를 가지게 되고 일보다는 보너스에 더 관심을 갖게 되며 성과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낮게 나올 것 입니다.

 

넘치는 보너스에 익사 당한 집중력

경영자들의 보수를 책정할 때, 성과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거액의 보너스는 경영자들로부터 더 큰 노력을 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이 전제로 인한 궁금증이 생겨 실험을 진행해 보려 합니다. 좋은 성과를 냈을 때 받게 되는 보너스의 규모를 변화시켜 적용하면 성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측정해 보려 합니다. 한 그룹은 통상적 임금 하루분의 보너스, 또 다른 그룹은 2주치 임금의 보너스, 마지막 그룹은 5개월치에 해당되는 보너스를 줍니다.

실험은 주사위를 던져 1~2는 하루분의 보너스, 3~4는 2주치 임금의 보너스, 5~6이 나오면 최대 5개월치 임금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테스트를 도전할 수 있습니다. 테스트는 예를 들면 좋음 등급이 나오면 20루피이고, 매우 좋음을 받으면 좋음의 2배인 40루피 받게 됩니다. 그 이하의 등급이 나오면 상금은 지급되지 않습니다.

첫 번째 도전자는 '라메시'였습니다. 라메시는 주사위가 4가 나왔고 중급 도전을 하게 됩니다. 결과는 매우 좋음 2개, 좋음 2개, 나머지는 등급 이하로 나왔습니다. 120루피 즉 1주일치 보너스를 받고 기분 좋게 돌아갑니다. 두 번째 도전자는 '아푸르브' 였고 주사위가 1이 나와 최대 하루치 보너스에 도전했고 매우 좋음 1개 좋음 3개가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초반 주사위가 낮게 나와서 상금은 크게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도전자는 '아누품'으로 주사위가 5가 나와서 아주 큰 보상의 테스트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부터 큰 보상을 듣고 흥분상태가 되었고 첫번째 게임 총 10번의 기회 중 첫번째를 시작하자마자 함정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후로도 손을 덜덜 떨며 제대로 하지 못했고 10번의 시도를 모두 실패합니다. 2번째, 3번째 시험도 마찬가지였고 4번째 게임에서 좋음 등급으로 200루피를 받는데 그쳤습니다. 200루피라도 받아서 다행이라 하지만 더 큰 보상을 놓친 그의 얼굴에서 커다란 아쉬움이 보였습니다.

 

 

지나친 보상이 불러온 스트레스

 

몇 주 동안 위 실험들을 여러 곳에서 실험했고, 실험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실험 결과는 낮은 수준의 보너스(1일 치)를 제시받은 사람들과 중간 수준의 보너스(2주치)를 제시받은 그룹 간의 성과 차이는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높은 수준의 보너스(5개월치)를 제시받은 그룹은 높은 수준의 보너스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다른 두 그룹보다 '좋음' 등급, '매우 좋음' 등급이 나온 확률이 1/3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똑같은 액수의 돈을 획득했을 때 느끼는 행복보다 돈을 잃었을 때 느끼는 고통의 확률이 더 큽니다. 이것을 "손실혐오 성향"이라고 합니다. 앞서 실험을 한 '아누품'도 상금을 타긴 했지만 놓친 보너스를 아쉬워하며 느꼈을 감정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단순노동자와 정신노동자의 보너스 효과

이번에는 MIT 대학생들로 실험을 진행합니다. 인지능력이 요구되는 일과 그냥 단순한 기계적인 일 두 가지를 보상의 수준을 낮고 높게 측정하여 총 네 번을 실시합니다. 이 실험의 결론은 어떻게 났을까요? 컴퓨터 자판을 누르는 것처럼 기계적인 일은 높은 수준의 보상이 높은 성과로 이어졌고, 인지능력이 필요한 일은 높은 수준의 보상이 오히려 낮은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주로 높은 수준의 보너스를 제시받는 기업의 CEO들은 두뇌 즉 인지능력을 많이 사용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실험 결과가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동기를 부여하는 수단으로 '돈'이 이용된다면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매우 높은 보너스는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의 스트레스를 높이고 집중력 교란이 일어나면서 성과가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실험을 통해 이제 우리는 이런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이런 실험의 결과는 감추고 스탠퍼드 MBA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에게 이 실험의 결과를 유추해보라고 하겠습니다. 학생들은 보너스가 높아질수록 성과도 비례해서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험적인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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